
AI 요약
대학생 때 자전거 타본 지 오래된 둘이 중고 자전거 한 대로 급작스럽게 3박4일 633km 국토종주에 도전해 아라서해갑문부터 이화령의 고생과 긴 밤, 개에게 쫓기고 서로의 자존심으로 완주를 이어간 이야기를 담았다. 정상의 성취감과 도착 직후의 허탈함, 사고 소식에 웃음이 나던 순간까지, 피곤하지만 돌아보면 묘한 보람이 남았던 여정이었다.
재작년에 갔었던 자전거 국토종주에 대한 기억이 희석되고 있어서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때는 바야흐로 대학교 3학년 여름, 갑자기 국토종주가 가고 싶어졌다.
자전거는 중학교 이후로 타본 적도 없지만 국토종주가 나의 도전정신을 일으킨 것이다.
바로 마음 맞는 친구 한 명을 섭외해서 여름 방학에 가기로 결정됐다.
부랴부랴 자전거를 중고로 20 주고 산 다음, 자전거 가방과 수리키트, 엉덩이 보호를 위해 패드 속바지도 하나 샀다.
동대구역에서 인천으로 버스 타고 출발.

아라서해갑문에서 인증수첩을 구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이 꼬락서니를 누가 국토종주 하는 사람으로 볼까..
팔토시는 안 가져가서 친구 거 하나 훔쳤고 양말도 신지 않고 갔다.
날씨가 좋아서 표정은 좋아 보인다.

솔직히 서울 지날 때, 친구가 그만하자고 했으면 바로 기차 타고 대구 내려갔다.
들어보니, 친구도 내가 그만하자고 했으면 대구 내려갈 생각이었다 하더라. 서로의 자존심 때문에 완주가 가능했다고 본다.

말 안 되는 몰골로 인해 모자이크.
늦은 밤이었는데 이화령을 올라가기 전, 개 두 마리가 쫓아와서 과장 조금 보태서 산소 부족으로 죽기 직전까지 달렸다.
그 상태에서 악명 높은 이화령을 타는데 드는 생각이 "끝나면 자전거 바로 팔아야겠다"였다.
정상 찍으니 성취감은 있었다.

이화령 내려와서 한 캇트
이때 느낀 부분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인생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도중 들린 카페에서 찍은 강아지, 귀엽다.

3일만에 대구까지 찍은 다음 집에서 하루 자고 새벽에 바로 출발했다.

3박 4일에 걸친 633km의 여정을 20시 27분에 완주하였다.
엄청 뿌듯하고 성취감이 폭발할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하니 그냥 빨리 집가서 씻고 자고 싶었다.

지친 몸 이끌고 부산역으로 갔더니, 반겨주는건 사고났다는 소식이었다.
그때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났다. 다행히 걸프렌드의 도움으로 집에 무사히 갈 수 있었다.
완주 인증과 메달로 마무리!